도서정보

제목 : 신사임당 - 자신을 완성한 조선여성 : 어린이중앙 인물 이야기 20
저자 : 정지아	등록일 : 2013-01-18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일 : 2010-04-20
공급사 :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형태

XDF

용량

3225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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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인선아! 인선아!"
인선의 언니는 날마다 이 시간쯤이면 집 안 뒤뜰의 작은 대나무 숲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대나무 숲이 흔들리며 줄기 틈새로 인선의 몸이 나타났을 터인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인지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아이참, 얘가 어디로 간 거야?''
집 안 뒤뜰에는 줄기가 검은 대나무가 아이들만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빽빽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까마귀 오(烏)''자와 ''대나무 죽(竹)''자를 써서 인선의 집을 ''오죽헌(烏竹軒)''이라 부르는 것은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오죽헌 뒤뜰에는 포도 덩굴도 무성하여 다람쥐들이 넘나들고, 여름에는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마당에는 철 따라 원추리, 봉숭아 등 갖가지 꽃이 피었고 나비와 벌이 찾아 들었습니다. 언니는 포도 덩굴 아래 납작하게 엎드린 인선을 찾아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는 것도 모르고 인선이 몰두해 있는 것은 기괴하게 생긴 곤충 사마귀였습니다. 아침나절에 글공부를 마치고 나면 인선은 항상 오죽헌의 뒤뜰로 나와 이렇게 풀과 벌레들과 함께 놀기를 좋아했습니다.
언니는 자기가 밟고 선 땅 위에 무엇인가 그려져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대나무 줄기 사이에 슬그머니 나타난 사마귀를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오호라, 사마귀와 정말 똑같이 생겼구나!"
진짜 같은 사마귀 그림을 보고 언니는 탄성을 질렀습니다.
"어디, 이 아비가 우리 인선이 그림 좀 볼까?"
갑작스런 목소리에 인선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몇 달 전에 한양에 갔던 아버지였습니다.

저자 소개

정지아(저자) :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빨치산의 딸』을 출간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고욤나무〉가 당선되었다. 소설집으로 『행복』(2004년)과 『봄빛』(2006년)이 있다. 이효석문학상(2006년), 한무숙문학상(2008년), 오늘의 소설상(2009년)을 수상했다.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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