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제목 : 만무방
저자 : 김유정	등록일 : 2013-01-18
출판사 : 이북코리아	출판일 : 2010-06-15
공급사 :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형태

XDF

용량

315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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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산골에, 가을은 무르녹았다.
아름드리 노송은 삑삑히 늘어박혔다. 무거운 송낙을 머리에 쓰고 건들건들 새새이 끼인 도토리, 벚, 돌배, 갈잎 들은 울긋불긋 잔디를 적시며 맑은 샘이 쫄쫄거린다. 산토끼 두 놈은 한가로이 마주 앉아 그 물을 할짝거리고. 이따금 정신이 나는 듯 가랑잎은 부수수하고 떨린다. 산산한 산들바람. 귀여운 들국화는 그 품에 새뜩새뜩 넘논다. 흙내와 함께 향긋한 땅김이 코를 찌른다. 요놈은 싸리버섯, 요놈은 잎 썩는 내, 또 요놈은 송이 - 아니, 아니, 가시넝쿨 속에 숨은 박하풀 냄새로군.
응칠이는 뒷짐을 딱 지고 어정어정 노닌다. 유유히 다리를 옮겨 놓으며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로 호아든다(파고들어 감아 돌아가다).

*만무방-온갖 구석을 다 둘러보아도 아무런 방법이나 방책이 없다는 뜻. 주인공이 살아가는 처지를 압축한 말.
코는 공중에서 벌렸다 오므렸다 연신 이러며 훅, 훅. 구붓한 한 송목 밑에 이르자 그는 발을 멈춘다. 이번에는 지면에 코를 얕이 갖다 대고 한 바퀴 비잉, 나물 끼고 돌았다.
‘아하, 요놈이로군!’
썩은 솔잎에 덮이어 흙이 봉곳이 돋아 올랐다.
그는 손가락을 꾸짖으며 정성스레 살살 헤쳐 본다. 과연 귀여운 송이. 망할 녀석, 조금만 더 나오지, 그걸 뚝 따 들고 뒷짐을 지고 다시 어실렁어실렁 가끔 선하품은 터진다. 그럴 적마다 두 팔을 떡 벌리곤 먼 하늘을 바라보고 늘어지게도 기지재를 늘인다.

저자 소개

김유정(저자) : 강원도 춘성군 출생하여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전 문과를 중퇴했습니다. 1932년경 고향인 실레 마을에 금병의숙을 열고 문명 퇴치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1935년 단편 <소낙비>가 조선일보에,<노다지>가 중앙일보에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하였고 이후 약 3년 동안 <금따는 콩밭>, <만무방>, <봄봄>, <동백꽃>, <야앵>, <따라지><땡볕>등 30여 편의 주옥같은 단편들을 발표했습니다. 한때 구인회(九人會)의 일원으로 가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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